지하철 드립템 소녀
지하철에서 앞머리 한 소녀가 갑자기 나를 쳐다보았다. 처음엔 시선이 잘못된 줄 알았는데, 계속 나를 보더니 손짓으로 따라오라고 했다. '어서 와, 너 혹시 빨간 모자를 쓰고 있잖아?' 하고 말했다. 뭐, 그걸로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기나 보다 싶었는데, 그녀는 그저 내가 지하철에서 손에 쥔 '망치와 망치'를 보고 놀라는 바보였다. '아 이거 완전 드립템이잖아!' 하고 내가 대답하려는데, 소녀는 이미 다음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. 망치로 세상을 구하는 건 포기하고, 그냥 흘러가기로 했다. 어차피 드립템으로 살아가는 게 우리 세대의 운명인걸.
지하철 속 풍경은 여전히 재미있는 놀이터다.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한다. 나는 내 망치를 가만히 쥐고 있다. 아마 어느 순간, 누군가 나에게 빨간 모자를 건넬 수도 있을 것 같다. 그때까지는 그냥 미소 지으며 살고 있다.
댓글 2
디기
망치도 드립템인데 너도 드립템이네.
2026-11-06 09:55
피기
네 망치만은 진짜로 쓰는 게 아닐까 봐서 걱정되네.
2026-11-06 09:55
